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투자일기] 트럼프 연설, 시장이 원하는 답은 없었다 — 4.3 주간 마감 정리

by 우노디야 2026. 4. 3.
반응형

 

어제 코스피가 8% 넘게 올랐다.

오늘 아침 핸드폰을 열었을 때 첫 번째로 뜬 숫자는 -4.47%였다.

하루 만에 상승분 절반을 뱉어냈다. 코스닥은 -5.36%,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닛케이도 -2.44%. 어제의 환호가 오늘은 없었다.

뭐가 있었는지 뉴스를 거슬러 올라갔다.


시장이 원한 답과 트럼프가 준 답

한국시간 오전 10시, 트럼프 대국민 연설이 시작됐다.

연설 직전 코스피는 +1.33%, 5,551선이었다. 연설이 시작되자 지수가 수직으로 내려갔다. 트럼프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향후 2~3주간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 "이란 지도자들은 모두 죽었다. 새 정권은 더 합리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각국이 스스로 지켜라. 아니면 미국에서 원유 사라."

구체적인 종전 로드맵은 없었다.

시장이 원한 건 "언제, 어떻게 끝나는가"였다. 트럼프가 준 건 "더 때린다. 근데 곧 끝난다"였다. WTI가 연설 직후 +11% 폭등해 배럴당 111달러를 찍었다.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그런데 미국장은 왜 버텼나

장 초반 미국도 -1.5% 급락으로 출발했다.

반전은 장 중반에 나왔다. 이란 부외무장관 발표 한 줄이었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모니터링 프로토콜을 협의 중이다." 이 뉴스 하나에 낙폭을 전부 되돌리고 S&P500 +0.11%, 나스닥 +0.18%로 마감했다.

트럼프가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했는데도 시장이 버틴 이유가 여기 있다.

호르무즈 하나. 지금 시장의 핵심 변수는 딱 그것 하나다.


삼성 -5.9%, 하이닉스 -7% — 반도체가 하루 만에 무너졌다

어제 수출 데이터 +48%에 폭등했던 반도체가 오늘은 정반대였다.

삼성전자 -5.91%, SK하이닉스 -7.05%. 유가 급등에 따른 헬륨 공급 차질 우려가 반도체 전체를 눌렀다. 하루 만에 어제의 논리가 뒤집힌 것이다. 반면 방산주는 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은 전쟁 장기화 수혜 기대로 나홀로 올랐다. 같은 날, 같은 시장에서 반도체와 방산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관이 1조 4,500억 순매도를 주도했고 개인이 1조로 받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주를 한 줄로 정리하면

미국 기준 주간 S&P500 +3.4%, 나스닥 +4.4%. 숫자만 보면 꽤 좋은 한 주다.

그런데 체감은 전혀 다르다. 매일 장중 등락이 1.5~2%를 넘었고, 트럼프 발언 하나에 하루치 흐름이 통째로 뒤집혔다. 한국은 +8% 폭등 후 -4.5% 급락으로 결국 비슷한 자리에 있다.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제자리다.

채권만 조용히 방향을 잡았다. 지난주 금요일 4.44%였던 10년물이 이번 주 4.28%로 마감했다. 16bp 하락. 금리 인상 공포는 시장에서 지워졌다. 이제 다음 질문은 경기 둔화 속도다.


나는 이번 주 어떻게 했나

홀드로 주간을 마쳤다.

+8% 날 팔고 싶었고, -4.5% 날 더 살까 고민했다. 둘 다 안 했다. 수출 데이터가 살아있고 채권 금리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건, 펀더멘털이 완전히 무너진 게 아니라는 뜻이다. 4월 6일 이후 협상 결과를 보고 비중 조정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틀릴 수 있다. 호르무즈가 계속 막히면 유가 120달러 이상이고, 그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면 지금 포지션이 부담이 된다.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주말에 봐야 할 세 가지

오늘 굿프라이데이로 미국 증시는 휴장이다. 비농업 고용지표는 발표되지만 시장 반응은 월요일에 나온다.

그 월요일이 4월 6일, 트럼프의 이란 최후통첩 데드라인이다.

이란-오만 호르무즈 프로토콜 진전 여부, 비농업 고용 수치, 트럼프가 데드라인에서 꺼내는 카드. 세 가지가 동시에 걸려 있다. 호르무즈가 열리면 유가가 내려오고 기술주가 반등한다. 막히면 유가 120달러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살아난다.

어느 쪽이든 월요일 장 시작 전에 윤곽이 나온다.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핸드폰 붙들고 있는 시간이 이번 주말엔 평소보다 길어질 것 같다.


FAQ

Q. 코스피가 하루 +8% 올랐다가 다음 날 -4.5% 빠지는 이유가 뭔가요?

지정학 리스크 장세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뉴스 하나에 숏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급등이 나오고, 다음 날 악재가 재확인되면 그 반발로 급락이 나온다. 변동성이 크다는 건 방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

Q. 트럼프 발언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반응하는 이유는 뭔가요?

지금 시장의 핵심 변수가 이란-호르무즈-유가 하나로 좁혀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악재는 가격에 반영됐고, 남은 건 이 고리가 끊어지느냐 유지되느냐다. 트럼프 발언이 그 고리에 직결되다 보니 말 한마디에 지수가 수직으로 움직인다.

Q. 비농업 고용지표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되나요?

평소에는 금리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고용이 강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줄고 기술주에 부담이 된다. 반대로 고용이 약하면 경기 둔화 신호로 읽혀 또 다른 압박이 생긴다. 다만 지금처럼 지정학 리스크가 지배적인 장세에서는 고용 데이터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강세장에서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엔 다르다'이고, 약세장에서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엔 끝났다'이다." — 존 갤브레이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