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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이마트가 세계 1위 월마트를 삼키고도 쿠팡한테 진 사연

by 우노디야 2026.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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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세계 1위 월마트를 삼키고도 쿠팡한테 진 사연

스타벅스 가면 보통 '미국 커피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근데 지금 한국 스타벅스는 사실상 이마트 거다. 지분 67.5%를 이마트가 갖고 있다. 브랜드 이름만 스타벅스지, 운영은 이마트가 한다. 미국 본사가 라이선스를 내줬고, 이마트가 돈을 버는 구조다.

그런데 이 '꿀단지'에 독소조항이 숨어 있었다는 건 많이 모른다. 이마트 귀책으로 라이선스가 끊기면, 미국 본사가 이마트 지분 전량을 공정가 대비 35% 할인된 가격에 도로 사갈 수 있다는 콜옵션 조항이다. 단순 계산으로 6,000억 원짜리 폭탄이다. 꿀단지 맞는데, 바닥에 뇌관도 깔려 있다.


창업 스토리 — 1993년 창동의 충격

1993년 11월 12일. 서울 도봉구 창동에 생전 처음 보는 형태의 매장이 문을 열었다. 이마트 1호점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대형 할인마트였다.당시 한국 유통은 완전히 양분돼 있었다. 공산품은 백화점과 대리점, 야채와 고기는 전통시장. 이 두 채널 사이에 '싸고 다양하게 다 파는 곳'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신세계가 그 빈자리를 봤다. 전략도 심플했다. 매일 싸게(EDLP), 운영은 빠듯하게(LCO). 유통 단계를 줄이고, 인테리어는 간소하게, 판촉 비용은 최소화.

개점 첫날 2만 6,800명이 몰렸고 하루 매출 2억 원을 찍었다. 1993년 기준으로 하루 장사가 2억이다. 충격이었다. 88올림픽 이후 해외 견문이 넓어지고 소득이 올라간 시대였다. 브랜드보다 품질, 과시보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막 늘어나던 시절에 이마트는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혔다.


성장과 위기 — 월마트를 삼키고, G마켓에 당했다

이마트가 불을 지피자 할인점 시장이 폭발했다. 1994년 4개였던 할인점이 1997년엔 87개가 됐다. 까르푸, 월마트, 코스트코 같은 외국계 공룡들도 줄줄이 들어왔다. 그런데 외국계는 한국에서 결국 고꾸라졌다. 이마트는 30~40대 주부들이 제일 많이 사러 오는 신선식품에 힘을 쏟았다. 매장 레이아웃도 한국인 체형에 맞게 설계했다. 현지화의 승리였다. 2006년엔 세계 1위 유통기업 월마트가 한국 철수를 선언했고, 이마트가 그 매장 16개를 통째로 인수했다.

2011년엔 신세계에서 독립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 상장됐다. 그리고 2021년, 3조 4,000억짜리 도박이 시작됐다. G마켓 인수다. 정용진 회장이 직접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며 밀어붙인 그룹 역대 최대 빅딜이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인수 직후부터 G마켓은 적자로 돌아섰다. 결국 중국 알리바바와 50:50 합작법인으로 전환하며 단독 지배력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가 장부에서 지운 무형자산이 3조 3,346억 원. 3조 4,000억 베팅, 장부 처리는 '0원'이었다.

같은 해 2023년, 30년 동안 지켜온 국내 유통 1위 자리도 쿠팡에게 내줬다. 창동에서 2만 7천 명을 몰았던 그 회사가, 30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지금 뭐 하는 회사

2025년 연결 기준 순매출은 28조 9,704억 원, 영업이익은 3,2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4.8% 급증했다. 2023년 사상 첫 연간 영업 적자(-469억 원)를 기록한 뒤 완전한 반등세다.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는 2025년 매출 3조 2,380억 원, 영업이익 1,7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연결 실적에서 스타벅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2025년 스타벅스 배당 1,062억 원 중 약 716억 원이 이마트로 유입됐다. 반면 SSG닷컴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적자가 4,000억 원을 넘었다.

이마트는 대형 할인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편의점 이마트24, 이커머스 SSG닷컴, 그리고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 SCK컴퍼니까지 유통 전방위를 건드리는 복합 그룹이다.

그런데 2026년, 또 다른 변수가 터졌다. 5월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라는 행사 문구를 5·18 기념일에 사용했다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 이후 스타벅스 매출은 26% 하락했고, 이마트 시총은 약 4,250억 원이 증발했다. 이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를 넘어 콜옵션 뇌관까지 건드리는 구조적 리스크로 번졌다. 이마트는 "계약 해지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정용진 회장은 2025년 1월 모친 이명희의 이마트 지분 10%를 2,141억 원에 직접 매입했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계열 분리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투자 관점에서 보는 포인트

이마트를 볼 때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본업인 오프라인 할인점의 회복력, 다른 하나는 스타벅스코리아라는 숨겨진 현금 창출원이다.

긍정 요인이 있다. G마켓 손실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이익 체력 자체는 회복 국면이다. 홈플러스 점포 폐점에 따른 반사 수혜도 이마트 할인점 실적에 긍정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모델의 성장세도 주목할 변수다.

리스크 변수도 선명하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2021년 10% 수준에서 2025년 5%대까지 낮아진 구조적 수익성 악화, 탱크데이 논란의 장기화, 그리고 콜옵션 조항의 존재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콜옵션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연결 이익 감소, 영업권 손상(약 1조 원대로 알려진 스타벅스 관련 영업권), GIC와의 투자자 분쟁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


창동에서 2만 7천 명을 모은 회사의 다음 30년

1993년 창동에서 2만 6,800명을 끌어모은 회사가, 월마트를 삼키고, G마켓에 3조 4,000억을 베팅했다가, 30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스타벅스 콜옵션 리스크 관리, 트레이더스·본점 오프라인 회복, 이커머스 출혈 축소. 이 세 개의 키워드가 이마트의 다음 30년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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