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두 개의 큰 뉴스가 동시에 나왔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누적 약속 투자액이 2,650억 달러다. 같은 날 미국 6월 CPI가 67명 이코노미스트 예상치를 전부 하회했다. 6년 만에 최대 폭 하락이다. 실질임금은 0.8% 올랐다.
두 뉴스 모두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시장은 내려갔다.
S&P500 7,457. 나스닥 25,520. VIX 18.77. 이달 들어 가장 높은 공포 수치다. CPI가 꺾이고 반도체 투자가 쏟아지는데 시장이 빠지는 건 무엇 때문인가.
이란이다. 미국이 7일 연속 공습을 단행했다. 수십 대의 연료 보급기가 이스라엘로 파견됐다. WTI 81.77달러. 브렌트 88.09달러. 이달 초 71달러에서 17달러 올라왔다. 유가가 이 속도로 오르면 CPI 둔화 효과가 상쇄된다. 시장은 좋은 뉴스보다 유가 리스크를 먼저 읽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의미 있는 신호가 나왔다.
Kimi K3 모델이 출시됐다. 2.8조 파라미터. 스케일링 법칙이 여전히 작동한다는 게 재확인됐다. 대형 모델이 성능 우위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하이퍼스케일러 CAPEX 감축 우려를 불식시키는 신호다.
더 중요한 건 가격이다. Kimi K3의 가격이 Claude Sonnet급 프리미엄(입력 $3/출력 $15)으로 책정됐다. 중국 AI 모델의 저가 전략이 끝났다는 신호다. 중국이 덤핑으로 시장을 흔들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K3가 메모리 바운드 모델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2.8조 파라미터를 돌리려면 HBM이 필요하다. 중국 모델이 커질수록 HBM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최태원이 "공급이 따라잡지 못한다"고 했던 그 수요가 중국 쪽에서도 확인됐다.
닛케이 64,141. 일주일 전 68,000대에서 4,000포인트 빠졌다. 한국과 일본이 같은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월요일 국내 시장이 열린다.
"SK하이닉스 ADR이 154.03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1.13% 상승이지만 150달러 중반이다. 월요일 코스피 반도체 섹터가 이 가격을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VIX가 18.77이다. 주간 고점이다. 미국이 주말을 이 공포 수준으로 닫았다. 월요일 아시아 시장이 어느 방향을 먼저 반영하느냐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MOVE 70.88. 채권 변동성이 다시 올라왔다. 10년물 4.541%. 금 4,023달러. 안전자산이 다시 4,000달러 위로 올라왔다. 공포가 살아있다는 신호다. Meta가 Anthropic과 AI 컴퓨팅 파워 확보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계속 쏟아붓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는 멈추지 않는다. 산업은 성장하는데 주가는 빠진다. 이 괴리가 언제 좁혀지느냐가 지금 시장의 핵심 질문이다.
한 가지만 묻는다.
TSMC가 2,650억 달러를 미국에 약속했다. CPI는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꺾였다. 중국 AI 모델이 HBM 수요를 확인시켜줬다.
그런데 VIX는 18.77이고 유가는 88달러다.
좋은 뉴스가 이렇게 많은데 시장이 내려갔다면, 지금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