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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삼성이 복제약으로 세계 1위 의약품에 도전장 낸 이유

by 우노디야 2026.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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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 뭔지 알고 있나.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다. 2025년 한 해 매출만 31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8조 원이다. 삼성이 바로 이 약의 복제약을 만들겠다고 뛰어들었다.

복제약이라고 쉽게 볼 게 아니다.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는 화학약품의 복제와 차원이 다르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만드는 단백질 의약품이기 때문에, '비슷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수년간의 연구와 수천억 원의 투자를 요구한다.

그리고 이 회사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 사실 약이 아니었다. 수조 원짜리 분식회계 논란, 이재용 회장의 경영권 승계, 한국 재계 역사에서 손꼽히는 법정 공방. 바이오시밀러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면 1면을 수년간 달군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창업 스토리]

2012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이 손을 맞잡고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름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장소는 인천 송도. 삼성이 반도체로 세계를 주름잡은 지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 고른 '다음 먹거리'가 바이오였고, 그 중에서도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였다는 게 핵심이다.

바이오시밀러란 간단히 말해 특허가 풀린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이다. 신약 개발은 수십 년의 임상과 수조 원의 리스크가 따른다. 성공해도 실패할 수 있다.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효능이 검증된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해서 팔 수 있다. 삼성다운 계산이었다. 반도체에서도 남들이 설계한 걸 더 잘, 더 싸게 만들어 시장을 장악했던 그 방식이다.

파트너로 바이오젠을 선택한 것도 전략적이었다. 바이오젠은 수십 년 경험을 가진 글로벌 빅파마다. 에피스가 연구·개발에만 집중하고, 판매는 바이오젠과 MSD 같은 글로벌 파트너가 맡는 '역할 분담' 구조를 처음부터 설계했다. 직접 팔지 않아도 돈을 버는 구조, 일종의 로열티 비즈니스다.


[성장과 위기]

설립 초기 3~4년은 사실상 연구소 시절이었다. 매출은 없고 적자만 쌓였다. 그러다 2015년 국내에서, 2016년 유럽에서 첫 번째 제품 허가를 받아냈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SB4)'였다. 설립 4년 만의 글로벌 허가. 이후 속도가 붙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단 2년 사이에 유럽에서 4종의 허가를 연달아 땄다. 레미케이드, 휴미라,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까지. 이 속도는 경쟁사들을 긴장시켰다.

베네팔리는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 유럽 에탄셀셉트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찍었다. 오리지널을 만든 화이자와 암젠이 쌓아온 시장의 40%를 삼성이 만든 복제약이 가져간 것이다. 2019년 기준 에피스 제품 매출은 약 1조 원을 돌파했다. 그것도 R&D와 허가만으로.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터진다. 2018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방식이 도화선이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하면서 장부가액을 약 2,900억 원에서 4조 8,000억 원으로 재평가했고, 그 차액을 회계상 이익으로 반영했다. 덕분에 4년 연속 적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갑자기 1조 9,000억 원 순이익을 냈다. 당연히 금융감독 당국이 움직였다. 증선위는 고의 분식 결론을 내리고 8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재용 회장 승계 구도와 얽힌 이 사건은 수년간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합작 파트너인 바이오젠과의 관계도 묘하게 흘렀다. 바이오젠은 2020년 말 국제중재재판원에 중재를 신청했는데, 손해배상 청구도 없이 중재를 신청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 시점을 전후로 바이오젠이 삼성 측에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해왔던 것이다. 결론은 분쟁, 속으로 이별 준비였던 셈이다. 2022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억 달러에 바이오젠의 지분 49.9%를 전량 인수해 에피스를 완전자회사로 품었다. 10년간의 합작이 끝나고, 완전한 삼성의 회사가 됐다.


[지금 뭐 하는 회사]

2025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를 사업적으로 완전히 분리했다. 위탁 생산(CMO)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같은 지붕 아래 있으면 고객사 입장에서 이해충돌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고객의 신약을 위탁생산하면서 동시에 그 약의 복제약을 개발하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다. 이제 삼성에피스홀딩스 아래 에피스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현재 10개. 2026년 상반기 매출 8,471억 원, 영업이익 2,306억 원을 달성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씩 증가한 수치다. 연간 매출은 지난해 1조 6,720억 원이었고, 올해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 파이프라인에는 특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겨냥한 바이오시밀러 7종이 더 있고, 2030년까지 제품·파이프라인을 총 20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서는 시도다. 키트루다(2025년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바이오시밀러의 핵심 임상 성공 소식이 나왔고, 차세대 신약으로 주목받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은 2026년 3월 임상 1상에 돌입했다. 2026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김경아 사장은 "매년 최소 1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임상시험신청 단계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투자 관점에서 보는 포인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비상장 회사다. 직접 주식을 살 수 없고,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를 통하거나, 최대 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통해 간접 노출이 가능하다.

 

#긍정요인: 2026년 상반기 매출 8,471억 원·영업이익 2,306억 원 성장 지속, 연간 10% 이상 성장 목표 유지,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 임상 성공, ADC 신약 SBE303 임상 1상 돌입, 아일리아·프롤리아·스텔라라 신규 출시로 제품 다각화

#변수: 비상장으로 직접 투자 불가(삼성바이오로직스 통한 간접 노출만 가능), 2분기 공급 일정 변경으로 실적 일시 감소, 분식회계 관련 법적 리스크 잔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 ADC 등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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