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사이 나온 뉴스는 적었다. 그러나 하나가 무겁다.
호르무즈 해협 교통량이 400% 급증했다. 이란의 통제력 약화 신호다. 봉쇄와 수수료 요구로 해협을 협상 카드로 쓰던 이란이 그 카드를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군의 폭격 작전, 오만·카타르 중재, 그리고 베센트가 말했던 지하 파이프라인 우회 계획까지. 해협의 지정학적 가치 자체가 구조적으로 낮아지는 방향이다.
교통량 회복은 공급 정상화를 의미한다. 브렌트유는 94.39달러다. 아직 높다. 유가가 지정학 프리미엄을 반영한 채 버티고 있지만, 물동량이 이 속도로 회복되면 그 프리미엄이 유지될 근거가 약해진다. 유가가 꺾이면 9월 연준 앞의 마지막 걸림돌이 치워진다.
다만 전쟁의 비용도 함께 공개됐다. 펜타곤이 밝힌 이란 전쟁 미군 사상자는 총 774명. 사망 18명, 부상 756명이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이 숫자가 미국 내 정치 변수가 된다. 트럼프가 군사작전 대신 경제 압박으로 선회한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 내부에서는 쏠림이 다시 시작됐다.
SK하이닉스 40조 소각 발표 이후 전닉 쏠림이 재현됐다. 대형 반도체로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닥이 눌렸다. 지난 금요일 코스피 6,912에 코스닥 801. 코스피는 버티는데 코스닥이 800선 초반까지 밀린 구도가 그 증거다. 시장 전체 유동성이 늘어난 게 아니라 있는 유동성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금리가 그 배경이다. 10년물 4.738%. 4.7~5% 구간에서 코스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리가 높으면 실적이 먼 성장주보다 당장 현금을 돌려주는 대형주가 선호된다. 주주환원 발표가 쏠림을 만드는 이유다.
주주환원의 이면을 짚는 시각도 있다. 역대 최대 소각의 뒤에는 현금 활용에 대한 고민이 숨어있다는 해석이다. 캐파 증설에 쓰고도 남는 현금이 쌓인다는 자신감인 동시에, 그 현금으로 살 만한 다음 성장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해석 중 어느 쪽이 맞는지는 2027년 메모리 기근이 실제로 오는지가 판정한다.
원화 강세의 구조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원달러 1,391원. 그런데 이 강세가 경상수지 흑자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해외에 쌓아두다가, 원화 강세가 시작되자 환전을 서두르며 강세가 강세를 부르는 구조라는 것이다. 환율의 방향이 바뀌면 미뤄뒀던 달러가 한꺼번에 돌아온다. 1,400원 붕괴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블로그 트렌드에는 새로운 축이 하나 등장했다. 북극항로다. 단순 물류비 절감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패권 재편의 신호라는 시각이다. 해운·조선 관점에서 중장기 관찰 대상이다. 호르무즈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과 북극항로가 열리는 것. 물류의 지도가 양쪽에서 다시 그려지고 있다.
이번 주는 젠슨 황의 시간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수요일(현지시간)로 다가왔다. 서버 가격 15% 인상, GW당 1,000억 달러 추론 매출 분석, 컴퓨팅 수요 24배 전망. 이 기대들이 전부 이번 실적과 가이던스에서 검증된다.
한 가지만 묻는다.
이란의 해협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유가 프리미엄의 근거가 약해지고 있다. 원화는 구조적 강세 초입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주 엔비디아가 나온다.
7월의 공포를 만든 것도, 8월의 회복을 이끈 것도 결국 AI 수요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 믿음이 이번 주 숫자로 심판받는다. 기대를 넘기면 코스피 7,000은 통과점이 된다. 못 넘기면 어디까지 되돌리는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