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재의 성격이 바뀌었다.
미국이 이란에 '경제 추방 작전'을 발동했다. 2차 제재 신설로 디지털자산·금·항공·해운 등 5개 부문에서 제3국 기업까지 처벌 대상이 된다. 개인송금·유학·스포츠 교류까지 중단이다. 9월 8일까지만 기존 거래 정리가 허용된다. 이란이라는 국가를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통째로 들어내는 수준이다.
핵심은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이다. "이란 자금세탁 조력 금융기관은 달러시스템에서 제외한다." 주말까지 주요 금융기관 실명 제재가 예고됐다. 그리고 중국 금융권 포함 여부가 변수다. 중국 은행이 명단에 오르면 이건 이란 제재가 아니라 미-중 금융 전쟁의 서막이 된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호르무즈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제 추방과 무력 위협을 동시에 올려놓고 협상을 압박하는 구도다. 트럼프는 캐나다에도 "전력·석유·가스 수송 차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역과 제재가 전방위로 동원되고 있다.
금이 답했다. 4,705달러. 또 사상 최고치다. 일주일 새 300달러 올랐다. 유가는 브렌트 91.90달러로 오히려 소폭 내려왔다. 호르무즈 물동량 400% 회복이 유가를 누르고, 금융 제재 불확실성이 금을 밀어올리는 구도다. 리스크의 무게중심이 원유에서 금융 시스템으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시장은 하루 쉬어갔다.
S&P500 7,652. 나스닥 25,980. 미국이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 6,696. 전 거래일 6,912에서 216포인트 밀렸다. 니케이 65,528. 아시아 동반 조정이다. 제재 발표와 엔비디아 실적 대기가 겹치며 관망 심리가 강해졌다.
그런데 원화가 이상하리만치 강하다. 원달러 1,383원. 지수가 빠지는 날에도 원화는 더 강해졌다. 수출기업들의 미뤄뒀던 달러 환전이 강세를 가속시킨다는 구조 분석이 맞아들어가는 흐름이다. 지수 조정과 통화 강세가 공존한다는 건 자금이 한국을 떠나는 게 아니라 쉬고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엔비디아 쪽에서는 실적 전에 신제품이 먼저 나왔다. Groq 3 LPX 양산 시작. Agentic AI용 초고속 추론 가속기다. 초당 3,400개 토큰, 경쟁 플랫폼 대비 4배 성능이다. 학습에서 추론으로, GPU에서 전용 가속기로. AI 시즌 2의 하드웨어가 실물로 나오기 시작했다. 추론 인프라가 학습을 추월한다던 2027년 전망이 앞당겨질 수 있는 신호다.
정치권 매매 공시도 눈에 띈다. 펠로시가 블룸에너지 최대 1,200만 달러, 인텔 최대 150만 달러 매수를 공시했다. AI 전력과 미국 파운드리. 정책 방향을 아는 쪽의 베팅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금융억압 시나리오도 재조명됐다. 저금리와 고물가를 동시에 유지하며 정부 부채를 실질적으로 녹이는 1930~40년대 방식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현금이 가장 불리하고 실물자산과 주식이 유리하다. 금 4,705달러가 단지 지정학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이다.
내일 밤 엔비디아다.
서버 가격 15% 인상, GW당 1,000억 달러 추론 매출, 5년 24배 컴퓨팅 수요. 8월 내내 쌓인 기대가 전부 이 실적에 걸려 있다. AMD가 107% 성장에도 -6% 빠졌던 걸 기억해야 한다. 이제 시장은 성장이 아니라 기대 초과폭을 심판한다.
한 가지만 묻는다.
미국은 이란을 달러 시스템에서 추방하고 있다. 중국 은행이 다음 명단에 오를 수 있다. 금은 4,705달러다.
그리고 내일 엔비디아가 나온다.
금융 시스템의 균열과 AI의 실적 심판이 같은 주에 겹쳤다. 둘 중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건 어느 쪽인가.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어느 쪽에 대비되어 있는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