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가격 전망이 한 단계 더 올라갔다.
NVIDIA의 2027년 서버 가격 15% 인상 계획과 맞물려 HBM 가격이 50%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접 수혜다. 지난주 Bernstein이 짚었던 삼성의 3분기 HBM 추월 가능성, 최태원의 2027년 메모리 기근 발언, 그리고 이번 50% 인상 전망까지. 가격의 방향에 대한 이견이 사라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가격을 15% 올리는데도 수요가 꺾이지 않는다는 전제가 이 전망의 바탕이다. 가격 전가가 되는 시장. 그 전가된 비용의 상당 부분이 메모리로 흘러들어온다. 한국 반도체의 이익 구조가 한 층 더 두꺼워지는 그림이다.
Anthropic 쪽 숫자도 커졌다. 잠재 매출 기회 30조 달러 상회 전망에 기업가치 2조 달러 목표, 9~10월 상장 예정이다. 2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IPO까지. AI 인프라의 수익성 증명이 자본시장 이벤트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그런데 호르무즈가 다시 닫혔다.
이란이 해협 폐쇄 지속을 선언했다. 교통량 400% 회복 소식이 나온 지 이틀 만이다. 다만 성격이 다르다. 오만과 임시 공동 통로에 합의했고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면 봉쇄가 아니라 통제된 개방으로 가는 과도기라는 뜻이다. 미국의 경제 추방 작전에 맞서 이란이 남은 카드를 최대한 오래 쥐고 있으려는 협상 전술로 읽힌다.
유가는 오히려 내려왔다. WTI 81.11달러. 브렌트 85.86달러. 폐쇄 선언에도 유가가 빠진 건 시장이 이 폐쇄를 일시적 협상 카드로 판정했다는 의미다. 임시 통로가 열려 있는 폐쇄는 진짜 폐쇄가 아니다.
금은 4,715달러. 또 신고가다. 유가가 내려와도 금은 오른다. 원유 리스크는 꺾였지만 금융 시스템 리스크는 살아있다는 신호가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산 700개 품목에 최대 50% 보복관세를 확정했다. 9월 8일 발효. 이란 2차 제재 정리 시한과 같은 날이다. 9월 8일이 지정학·무역 리스크가 겹치는 날짜가 됐다.
러시아는 디젤 수출 금지를 9월까지 연장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정유소가 피격됐다. 원유는 안정돼도 정제유 공급은 타이트하다. 정유 마진에 유리한 구도가 이어진다.
원화가 1,382원이다.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코스피 6,742. 전날 조정에서 46포인트 회복했다. 코스닥 827. 수출기업 달러 환전 러시 구조가 계속 작동하고 있다. 지수 회복과 원화 강세가 같이 가는 건강한 조합이다.
미국은 S&P500 7,677. VIX 15.45. MOVE 71.92. 10년물 금리가 4.639%로 내려왔다. 유가 하락이 금리를 끌어내리는 체인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채권이 안정되면 성장주의 발판이 단단해진다.
미국 증시에서는 SEMTECH이 실적과 가이던스를 크게 상회했고, Interactive Brokers가 사상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주변부와 금융 인프라까지 신고가 행진이 넓어지고 있다.
블로그 트렌드가 중요한 비교를 하나 내놨다. 2022년 하락장은 이익과 배수가 동시에 무너졌다. 지금은 배수만 흔들리고 이익은 상향 중이다. 같은 조정이라도 체질이 다르다는 뜻이다. 이익이 올라가는 조정은 시간이 해결한다.
한 가지만 묻는다.
HBM은 50% 오른다는 전망이고, 이익 추정치는 계속 상향되고 있다. 유가는 꺾였고 금리는 내려오기 시작했다. 원화는 1,382원이다.
남은 건 9월 8일이다. 이란 제재 시한과 캐나다 관세 발효가 겹치는 날.
이익이 올라가는 시장에서 배수를 누르는 건 결국 불확실성뿐이다. 그 불확실성의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다면, 지금의 조정 구간은 무엇을 위한 시간인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