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잭슨홀의 매파 발언에 반격이 나왔다.
베센트 재무장관이 "Core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 Fed가 반드시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사흘 전 워시 의장이 "물가 2% 확신이 없으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 그 발언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
연준 의장은 인상 쪽 언어를 쓰고, 재무장관은 인상 불필요를 말한다. 통화정책의 두 축이 공개적으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이례적 장면이다. 워시가 트럼프와 루틴 연락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던 걸 떠올리면 더 흥미롭다. 행정부 안에서도 물가 매파와 성장 우선파가 갈라져 있다는 뜻이다.
논거의 차이를 보면 구도가 명확해진다. 워시는 PCE 3.7%라는 헤드라인을 봤다. 베센트는 Core를 봤다. Core CPI는 2.5%로 2월 이후 최저다. 에너지발 헤드라인과 기조적 물가 사이의 괴리. 어느 쪽을 기준으로 삼느냐가 9월 FOMC의 논쟁이 될 것이다.
시장은 아직 판정을 유보 중이다. 10년물 4.758%. 매파 발언 이후 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30년물 5.249%. 채권은 워시 쪽에 반 발짝 기울었다. 그런데 VIX는 15.10이다. 주식은 베센트 쪽을 믿고 있다. 채권과 주식이 서로 다른 연설을 듣고 있는 셈이다. 9월 10일 PPI, 11일 CPI가 이 논쟁의 심판이 된다.
트럼프는 논쟁의 밖에서 방향을 정해버렸다.
데이터센터 확충을 강력 촉구하며 "반대는 낙후와 빈곤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걸었다. 지역 반대 운동과 뉴욕주 모라토리엄으로 흔들리던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통령이 직접 정치적 엄호를 제공한 것이다. 전력망 비상사태 선포에 이은 두 번째 지원 사격이다. AI 인프라가 미국의 공식 성장 전략이 됐다.
그리고 Anthropic이 움직인다. 조만간 역대급 규모의 미국 IPO 신청 예정이다. SpaceX의 862억 달러 조달에 필적하는 규모가 거론된다. 2분기 흑자 전환, 매출 14배 성장, 잠재 매출 기회 30조 달러. 그 숫자들이 이제 공모가로 환산된다.
이 IPO가 시장 전체에 갖는 의미가 있다. AI Lab의 수익성이 공개 시장에서 검증받는 첫 대형 사례다. Barclays는 2026년 AI Lab 수익성의 급격한 개선을 전망했다. 블로그 트렌드의 표현대로 AI 산업의 질문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에서 "그 투자로 실제 얼마나 벌 것인가"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정확히 걸쳐 있는 상장이다. 성공하면 AI 밸류에이션 전체의 기준점이 다시 세팅된다.
부작용도 예고됐다. AI 테마 쏠림으로 비AI 중소형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밀리고 있다. 연준 회의와 11월 중간선거 일정까지 겹쳐 IPO 가능 기간 자체가 좁다. 시장의 자본이 AI로 빨려 들어가는 속도가 다른 섹터의 자금 조달을 구축하는 단계까지 왔다.
중동에서는 UAE가 이란과 무역을 중단했다. 미사일 두 발의 대가다. 미국의 경제 추방 작전에 걸프 국가가 동참하면서 이란의 고립이 한 층 깊어졌다. 유가는 WTI 85.96달러. 큰 반응은 없다. 이란 리스크는 이제 원유 시장이 아니라 금융·외교 전선에서 소화되고 있다.
원화가 1,368원이다.
또 연중 최저다. 8월 한 달간 1,421원에서 53원이 내려왔다. 코스피 6,820. 코스닥 834. 지수는 7,000 아래 박스에 머무는데 원화만 일방향으로 강해지는 그림이 계속된다. 달러 환전 러시 구조에 반도체 수출 호황이 겹친 흐름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익과 이익 성장을 동시에 주는 시장은 많지 않다. 이 환율이 유지되는 한 수급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대한항공 외국인 보유율이 23.76%까지 올라왔다. 일주일 새 1.2%p 상승. 반도체 밖으로 넓어지는 외국인 매수의 대표 사례가 되고 있다.
오늘부터 9월이다. 일정을 다시 확인한다. 9월 8일 이란 제재 시한과 캐나다 관세 발효. 9월 10일 PPI. 9월 11일 CPI. 그리고 FOMC와 일본은행 회의. 워시와 베센트의 논쟁, Anthropic IPO, 8월 CPI에 반영될 90달러대 유가까지. 두 달간 쌓아온 회복이 이벤트의 관문들을 통과해야 하는 달이다.
한 가지만 묻는다.
연준 의장은 브레이크를 말하고, 재무장관은 액셀을 말한다. 대통령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으로 선언했고, AI 회사는 역대급 IPO를 준비한다. 그리고 원화는 매일 강해지고 있다.
정책의 불협화음 속에서도 돈의 방향은 일관된다. AI로, 그리고 한국으로.
9월 11일 CPI가 워시의 손을 들면 이 흐름은 멈추는가. 아니면 Core 2.5%를 든 베센트의 논리가 이기고, 이 정렬은 관문 하나를 더 통과하는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