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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미국이 호르무즈를 다시 때렸다. 유가 90달러에서 코스피 PER 5.63배를 본다

by 우노디야 202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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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뉴스가 미사일이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목표물을 대규모 타격했다. 이란은 "증폭된 힘"으로 보복을 예고했다. UAE의 무역 중단으로 이란 고립이 깊어진 직후, 미국이 군사 카드를 다시 꺼냈다. 9월 8일 제재 시한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다. 협상 마감을 앞두고 압박의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수순으로 읽힌다.

미국의 전략 이름이 눈에 띈다. "잔디 깎기"다. 이란의 레이더와 미사일이 재건될 때마다 제한적으로 타격해 유조선과 미 해군 함선의 피격 위험을 낮추는 방식이다. 전면전이 아니라 관리된 소모전. 확전을 피하면서 이란의 위협 능력만 주기적으로 깎아내겠다는 것이다.

시장의 대가는 유가다. WTI 90.56달러. 브렌트 95.07달러. 유가가 다시 90달러 선을 넘었다. 8월 내내 안정됐던 유가가 9월 첫날 급등했다. 10년물 금리 4.796%. 4.8%에 바짝 다가섰다. 30년물 5.268%. 유가발 인플레 경계가 채권을 다시 밀어올렸다. 워시의 매파 논리에 유가가 실탄을 공급하는 모양새다. 9월 11일 CPI를 앞두고 가장 피하고 싶던 조합이다.

S&P500 7,631. 나스닥 26,099. VIX 16.34. 미국이 조정을 받았다. 금은 4,373달러로 오히려 내려왔다. 유가와 금이 반대로 움직인 건 시장이 이번 타격을 시스템 리스크가 아닌 유가 이벤트로 한정해서 읽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나온 밸류에이션 숫자가 무겁다.

KOSPI 12개월 선행 PER 5.63배. 역사적 저평가다. 대만과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리고 2026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이 3.4%로 상향됐다. 이익은 늘고 성장률 전망은 올라가는데 배수는 바닥이라는 조합이다.

7월 조정 때 나왔던 PER 6.35배, 리먼 수준이라는 분석보다 더 내려간 숫자다. 지수는 6,000에서 6,800으로 회복했는데 선행 PER은 오히려 낮아졌다. 답은 하나다. 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이익 추정치가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 엔비디아의 2,790억 달러 약정, 삼성의 2028년 공급 부족 전망, HBM 50% 인상 전망이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다.

한미 증시 모두 금리 대비 밸류에이션 하단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은 약 1.5 표준편차 하단 근접. 금리 상승 부담이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271bp로 역사적 최저다. 금리가 올라도 신용시장에 균열이 없다. 지금의 금리 부담이 위기가 아니라 기간프리미엄 재평가라는 신호다.

원자재 쪽에서는 슈퍼사이클 전망이 유지됐다.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까지 비철금속·에너지 중심이다. AI 산업화로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논리다. 유가 90달러가 일시적 지정학 프리미엄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의 서막일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 관점이 맞다면 에너지·정유·전력 인프라의 이익 전망도 다시 짜야 한다.

삼성에서는 흥미로운 결정이 나왔다. 엑시노스 AP가 5년 만에 갤럭시 플래그십에 탑재된다. 스냅드래곤 개발이 마무리된 단계에서 추가된 이례적 결정이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가동률에 직결되는 뉴스다. 메모리에 가려 있던 삼성의 비메모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스피는 버텼다.

6,835. 미국이 빠진 날 오히려 소폭 올랐다. 원달러 1,374원. 대한항공 외국인 보유율은 23.88%까지 또 올라왔다. 유가 90달러에 항공주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국면인데도 외국인은 계속 사고 있다. 유가 급등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는 수급의 판단이다.

닛케이 66,215. 일본 금리 상승이 미국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9월 일본은행 회의가 FOMC와 같은 달에 있다. 엔캐리의 방향이 걸린 회의다.

일정을 다시 놓는다. 9월 8일 이란 제재 시한과 캐나다 관세. 9월 10일 PPI. 9월 11일 CPI. 그리고 FOMC와 일본은행. 유가 90달러가 이 일정표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한 가지만 묻는다.

유가는 90달러로 올라왔고 금리는 4.8%에 닿았다. 그런데 코스피 선행 PER은 5.63배까지 내려왔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들은 전부 가격 위에 있다. 유가, 금리, 미사일. 시장이 아직 값을 쳐주지 않은 것은 가격 아래에 있다. 이익 추정치, 성장률 상향, 3분의 1짜리 배수.

역사적으로 5배대 PER에서 산 사람과 판 사람의 운명은 갈렸다. 지정학이 만든 이 할인은 위험의 대가인가, 아니면 인내의 대가인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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