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간 이 브리핑이 추적해온 날짜가 오늘이다.
9월 8일. 이란 2차 제재의 기존 거래 정리 시한이자 캐나다 보복관세 발효일이다. 그리고 그 시한의 전날, 협상 테이블이 다시 움직였다. 미국과 이란이 중재자를 통해 새로운 협상안을 주고받았다. 호르무즈 긴장 완화 시도다. 시한 직전의 협상안 교환은 전형적인 막판 타결 수순이거나, 아니면 결렬의 명분 쌓기다. 오늘과 이번 주가 그 답을 준다.
UAE는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호르무즈 대체 무역로를 모색하며 항만과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섰다. 이란 미사일 두 발의 학습 효과다. 베센트의 지하 파이프라인 구상과 같은 방향이다. 협상이 타결되든 안 되든,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길로 이미 들어섰다. 이란의 지정학 레버리지가 시간이 갈수록 침식되는 구도다.
캐나다 전선에서는 트럼프가 봄바디어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했다. 매출의 50% 이상이 미국인 회사다. 오늘 발효되는 캐나다의 700개 품목 보복관세에 대한 선제 타격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복 시사 발언까지 얹혔다. 북미 무역 갈등은 오늘부터 말이 아니라 관세율표로 싸우는 단계에 들어간다.
유가는 WTI 91.48달러, 브렌트 96.28달러. 시한을 앞두고 90달러 위에서 대기 중이다. 협상안이 살아나면 빠질 준비가, 결렬되면 100달러를 시험할 준비가 동시에 돼 있는 가격이다.
그런데 코스피가 6,995다.
어제 하루 만에 300포인트를 올리며 7,000선 바로 아래에 섰다. 7월 4일 7,656에서 출발해 6,023까지 무너졌던 지수가, 제재 시한과 유가 91달러 앞에서 7,000 탈환을 시도하고 있다. 두 달 전이라면 이 매크로에 지수는 빠졌을 것이다. 지금은 오른다. 시장의 체질이 달라졌다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다.
동력은 GPT-6 Astra다. 출시 이후 AI 수요 급등의 신호탄이 됐고, ASTRA 모멘텀이 매크로 약세를 소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수요가 한 단계 점프할 때마다 메모리·후공정·전력의 주문이 따라 뛴다는 걸 시장이 이미 두 번의 사이클로 학습했다.
블로그 트렌드에서 주목할 개념이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의 "사이클 소멸" 가능성이다. AI가 수요를 지속 창출하면서 기존의 가격 사이클 자체가 깨지고 공급 부족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P사이클에서 Q사이클로, 그리고 이제 사이클 소멸까지. 두 달간 이 브리핑이 추적한 LTA 확산, 선급금 체제, 2028년 공급 부족 전망의 논리적 종착점이다. 사이클이 사라지면 메모리의 배수는 시클리컬이 아니라 성장주의 배수로 다시 매겨져야 한다.
다음 기회로는 후공정이 지목됐다. GPU·HBM 다음은 패키징과 고급 조립이라는 것이다. 삼성 충남 패키징 수출 +122%가 이미 보여준 방향이다. 용인·청주 신규 팹에 54조+110조가 들어가는 투자 사이클에서 소부장·후공정의 수주가 본격화되는 단계다.
경계할 지점도 명확하다. 원화 강세가 양날이 되기 시작했다. 원달러 1,345원. 엔달러는 154.34까지 내려왔다. 환율 급락이 수출기업 실적에 악재라는 분석과 함께 삼성전자 이익 하향 조정이 나오기 시작했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유입의 증거이자, 동시에 원화 환산 이익의 감소 요인이다. 지금까지는 유입의 논리가 이겼지만, 1,300원대 초반으로 더 내려가면 이익 추정치와의 줄다리기가 본격화된다.
수급에서는 대한항공 외국인 보유율이 24.53%까지 올라왔다. 2주간 2%p 상승. 주가 30,350원. 지수가 흔들리는 동안에도 개별 종목의 매집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 주 일정을 다시 놓는다. 오늘 제재 시한과 관세 발효. 목요일(9/10) PPI. 금요일(9/11) CPI. 8월 CPI에는 90달러대 유가가 처음 반영된다. 워시와 베센트의 논쟁, 9월 FOMC의 방향이 이 숫자들 위에서 결정된다.
한 가지만 묻는다.
시한의 날 아침, 유가는 91달러이고 협상안은 테이블 위에 있다. 그리고 코스피는 6,995에서 7,000을 두드리고 있다.
두 달 전 시장은 공포를 가격에 다 반영하고 이익을 무시했다. 지금 시장은 이익을 믿고 공포를 소화하고 있다.
오늘 시한이 타결로 끝나면 7,000은 통과점이 된다. 결렬로 끝나면 시장은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다만 이번에는 질문이 다르다. 7월의 시장은 "버틸 수 있는가"를 물었다. 9월의 시장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가"를 묻는다. 그 차이가 두 달간 쌓인 증거의 무게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