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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코스피가 7월 저점을 깼다. 래리 핑크는 "50년 만의 자본 부족"을 말했다

by 우노디야 202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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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깨졌다.

코스피 6,008. 7월 28일의 저점 6,023을 석 달 만에 하회했다. 어제 "저점이 눈앞"이라고 썼는데, 하루 만에 그 문을 지나버렸다. 러셀2000 2,729. 나스닥 26,692. VIX 16.83. 미국도 함께 밀렸다.

방아쇠는 CPI였다. 9월 근원 CPI 전월비 0.33%, 예상치 상회. 씨티는 연준의 12월 25bp 인상 전망을 강화했다. 10월 동결 확률 83%로 안도하던 시장에, 12월 인상이라는 청구서가 다시 날아온 것이다. 9월 인상이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이라는 기대가 흔들렸다.

여기에 이란이 겹쳤다. 이란 고위 관계자들이 지역 외교관들에게 "미국 공격 100% 확신"을 말했고, 테헤란에는 전쟁 임박 분위기가 감돈다. 네타냐후의 공격 재개 희망 보도에 이은 이틀째 전쟁 재점화 신호다. 브렌트 106달러. 선거 직후 합의 시나리오와 전쟁 재개 시나리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CPI, 이란, 그리고 외국인 누적 매도 41조. 어제 "수급 하나만 적"이라고 썼지만 정정한다. 매크로가 이틀 만에 전장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이 하락장의 한복판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발언은 공포가 아니라 구조에 관한 것이다.

블랙록 래리 핑크 — "50년 경력 중 처음으로 진정한 자본 부족을 목격하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 40조 달러 돌파, 민간 자본 수요 급증.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수장의 입에서 나온 이 문장이 지금 시장의 모든 모순을 한 번에 설명한다.

유가가 내려도 금리가 안 내리는 이유. 빅테크 채권 발행이 2%에서 9%로 뛴 이유. MOVE가 100 언저리에서 안 내려오는 이유. 연준이 물러서도 장기물이 버티는 이유. 전부 같은 답이다 — 돈을 쓰겠다는 수요(국채 40조 + AI 인프라)가 돈의 공급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AI의 병목은 칩이 아니라 자본조달"이라는 진단의 최상급 증언이 나온 것이다.

자본이 부족한 시대의 투자 문법은 명확하다. 자본을 조달하는 쪽이 아니라 자본을 벌어들이는 쪽에 서는 것. 마이크론의 영업현금흐름 439억 달러, 87% 마진 — 이런 재무제표가 자본 부족 시대의 승자 조건이다. 골드만삭스 CEO도 같은 말을 했다. IPO 시장은 양호하지만 AI 인프라 투자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묻지마 CAPEX의 시대가 끝나고 선별의 시대가 왔다.

한국에 직결되는 확정 뉴스도 나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출범 — 한국 500억 달러 인프라 투자, 대만 700~800억 달러 장기 구매 약정. 트럼프의 "2배 부과" 위협 일주일 만에 서명이 이뤄졌다. 청구서는 커졌지만 에너지 안보와 조선·플랜트 수주의 길도 함께 열렸다. 글로벌파운드리스 뉴욕 공장에는 일본 자본 210억 달러가 들어가고 미국 정부 지분이 7%로 확대된다. 반도체 국가자본주의의 완성형이 만들어지고 있다.


바닥의 조건을 점검한다.

국내 신용잔고는 0.10% 감소에 그쳤고 코스피 신용은 오히려 증가세다. 7월과의 결정적 차이다. 7월의 6,023은 레버리지 강제청산의 바닥이었다.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르는 기계적 투매였다. 지금의 6,008은 외국인 현물 매도의 바닥이다. 신용이 안 터졌다는 건 투매의 연쇄 고리가 없다는 뜻이다. 빠지는 속도는 느리지만, 반등의 탄력도 수급 전환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5,600~6,000을 매수 밴드로 제시하며 W자 반등의 두 번째 바닥을 탐색 중이다. 운용사들의 입장은 갈린다. 저가매수론과 위험관리 우선론. 7월에도 정확히 같은 논쟁이 있었고, 그때의 답은 "이익 추정치가 꺾였는가"였다. 지금 HBM4 3배 가격 협상은 이달 마무리 수순이고, 메모리의 EPS 하향은 없다. 조정의 성격은 그때와 같다 — 가격의 조정이지 이익의 조정이 아니다.

원달러 1,342원. 지수가 저점을 깬 날에도 환율은 7월(1,514원)과 170원 차이다. 금 4,120달러. 10년물은 5.190%로 오히려 소폭 내렸다. 공포의 날에 안전자산이 조용했다. 시스템의 균열이 아니라 포지션의 정리라는 방증이다.


한 가지만 묻는다.

7월의 6,023은 레버리지가 만든 바닥이었고, 10월의 6,008은 외국인이 만든 바닥이다. 같은 가격, 다른 이유.

래리 핑크의 말대로 자본이 부족한 시대라면, 그 부족한 자본은 아무 데나 가지 않는다. 가장 확실하게 벌어주는 자산으로만 간다.

석 달 전 6,023에서 공포를 산 사람은 7,033까지의 석 달을 가졌다. 오늘 6,008 앞에서 같은 질문이 다시 걸려 있다. 이번 바닥의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 HBM4 가격표가 이미 그 답을 적어놓고 있지 않은가.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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