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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사업권 포기했다가 시가 4배에 다시 샀다 — 세계 최초 CDMA·5G, 이제 AI로

by 우노디야 2026.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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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신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SK텔레콤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있다. 이들이 원래 이 사업을 포기했던 회사라는 사실이다.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 입찰에서 1위를 차지한 선경그룹이 정치적 구설을 우려해 사업권을 반납했다가, 몇 년 뒤 한국이동통신을 시가의 4배나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 최종현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사돈 관계로 오해받을까 봐 눈 딱 감고 사들였다"고 밝혔다. 결국 포기했던 것보다 훨씬 큰 제국을 손에 넣은 셈이었다.


창업 스토리

1984년 3월 29일, 한국이동통신서비스가 문을 열었다. KT의 차량전화 서비스를 대신 운영하는 위탁회사였다. 단말기 가격만 400만 원으로 포니2 자동차 한 대 값에 맞먹었다. 월 기본료·통화료·유지보수료까지 합치면 중산층도 엄두내기 힘든 수준이었다. 최종현 회장은 일찍이 미래를 내다봤다. 1984년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들어 미국의 앞선 기술을 배워오도록 했다. 창사 첫해 가입자는 2,658명, 매출은 3억 9,000만 원에 불과했다.


성장과 위기

1990년대 통화 품질 저하로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전 세계가 TDMA 방식을 선택할 때 한국은 상용화 사례도 없는 CDMA에 베팅했다. 실패하면 한국 통신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는 도박이었다. 1996년 1월 3일 인천에서 세계 최초 CDMA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2002년에는 017 번호로 유명했던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2019년에는 미국 버라이즌과 2시간 차이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했다. 원래 4월 5일 예정이던 일정을 이틀 앞당기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했다.


지금 뭐 하는 회사인가

SK텔레콤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 3,923억 원, 시가총액 약 20조 원 규모의 기업이다. 더 이상 단순한 통신회사가 아니다. 정재헌 CEO는 2026년 MWC에서 AI 컴퍼니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1분기에만 매출 1,3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했다. 전국 단위 1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GPU 클러스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창사 37년 만에 인적분할을 단행해 통신·AI 중심의 SK텔레콤과 반도체·투자 전문의 SK스퀘어로 분리됐다.


투자 포인트

SK텔레콤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안정적인 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한 AI 전환 스토리다. 통신료 수입이라는 안정적 현금 흐름이 AI 인프라 투자의 재원이 된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고속 성장이 이를 수치로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통신업계 특성상 치열한 요금 경쟁과 투자비 부담은 지속적인 변수다. AI 사업도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 전환 시점을 중장기 관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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