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6년 제1차 오일쇼크로 유조선 운송량이 급감했을 때,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유조선 3척을 발주처가 인수하길 거부했다. 정주영 회장이 내린 결단은 남겨진 3척으로 새로운 해운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배 3척이 오늘날 시총 18조 원 HMM의 시작이었다. 1998년 HMM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선 운행을 시작한 주역이기도 했다.
창업 스토리
1976년 3월, 현대중공업이 출자해 아세아상선으로 설립된 회사가 HMM의 전신이다. 오일쇼크로 유가가 폭등하며 발주처들이 완성된 선박 인수를 거부하자 정주영 회장은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 남겨진 초대형 유조선 3척으로 해운회사를 창업한 것이다. 1983년 현대상선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신한해운을 비롯한 여러 해운사를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웠다. 한때 현대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만큼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성장과 위기
1980~90년대는 성장의 시기였다. 1985년 동해상선과 신한해운을 차례로 흡수합병했고, 1994년 국내 최초로 LNG선을 취항시켰다. 1995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외형을 키웠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모든 것을 바꿨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2011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15년 영업손실 2,535억 원, 순손실 6,805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절체절명의 순간에 KDB산업은행 중심의 채권단이 감자와 출자전환을 통해 40% 이상의 주식을 확보하며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손을 떠났다. 정부가 총 7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형 구조조정이었다. 반전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왔다. 전 세계 항만 봉쇄로 물류 대란이 발생하고 운임이 급등했다. 2020년 영업이익 9,808억 원에 이어 2021년에는 매출 13조 7,941억 원, 영업이익 7조 3,775억 원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지금 뭐 하는 회사인가
현재 HMM은 글로벌 8위 해운선사로 선복량 100만 TEU급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60개 이상 항로와 100개 이상 항구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35% 내외의 지분을 보유하는 사실상 국유화 상태다. 2023년 매출 10조 8,914억 원, 영업이익 1조 4,612억 원을 기록했다. 해운 비수기와 운임 급락에도 13.4%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최근에는 매각 이슈가 주목받고 있다. 만약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되면 최소 6~7조 원이 필요한 한국 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쩐의 전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투자 포인트
국내 유일의 원양 컨테이너 선사라는 독점적 지위가 가장 뚜렷한 강점이다. 글로벌 물류 증가와 함께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이기도 하다. 다만 정부 지분이 70% 이상인 준공기업 성격과 해운업 특성상 운임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변수다. 매각 과정에서의 밸류에이션 변화와 새로운 대주주의 경영 방향도 중장기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