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LG전자(당시 금성사)가 해외 진출을 시도하자 전 세계 '상표도둑'들이 역공을 가했다. 각국 사업가들이 GoldStar와 유사한 이름으로 유령회사를 등록해 상표권 사용료를 요구했고, 중국에서는 金星 대신 발음이 비슷한 '高士達(가오스다)'까지 등록됐다. 미국에서는 'GoldStar'가 전사한 군인을 뜻하는 말이어서 Lucky Gold Star가 '잘 죽었다'는 조롱처럼 들릴 수 있었다. 결국 LG는 새 이름을 만들어 전 세계에 등록하는 강수를 뒀다.
창업 스토리
LG전자의 뿌리는 1958년 구인회가 설립한 '금성사'다. 1907년 경남 진주 출생인 구인회는 이미 '럭키크림'으로 성공을 거둔 락희화학의 사장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로 'Lucky'를 음차해 회사 이름을 '락희'로 정했다. 금성사·삼성·효성이 모두 '성(星)'자 돌림인 것은 세 재벌 가문 사이의 친분에서 비롯됐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구인회는 1959년 국산 라디오 A-501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독점하며 한국 전자산업의 개척자가 됐다.
성장과 위기
1960~70년대 금성사는 '국내 최초' 타이틀을 연이어 달성했다. 1965년 냉장고·1966년 흑백TV·1968년 에어컨·1969년 세탁기까지 4가지 핵심 가전을 모두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1978년에는 전자업계 최초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노사분규가 터졌다. 두 차례 파업으로 매출 손실 6,000억 원, 근로 손실일수 50여 일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헌조가 가전부문 사장으로 취임해 노경관계를 강조한 신경영으로 위기를 타개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LG전자의 토대가 됐다. 한때 세계 휴대폰 3위였던 싸이언(CYON) 브랜드가 스마트폰 시대에 몰락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맥킨지 조언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신임 부회장의 판단 착오였고, 맥킨지는 그 명분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작성했을 뿐이었다.
지금 뭐 하는 회사인가
현재 LG전자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87조 7,282억 원, 영업이익 3조 4,197억 원을 기록했다. 가전(H&A)·TV(HE)·전장(VS)·B2B솔루션(BS) 4개 사업 부문을 운영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VS(전장)사업본부다. 2024년 연간 매출 10조 6,000억 원에 수주잔고가 100조 원에 달한다. 10년간 투자한 성과가 드디어 나타나며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OLED TV에서는 삼성과 10년 넘게 기술 전쟁을 이어가고 있고, WebOS 플랫폼 누적 설치 대수도 2억 4,000만 대까지 확대됐다. 연간 연구개발비만 4조 원 이상 투입하고 있다.
투자 포인트
핵심 성장 동력은 전장사업이다. 수주잔고 100조 원이라는 수치는 향후 5~10년간 매출 가시성을 보장한다. 자동차 전장 부품은 한 번 채택되면 차량 생명주기 동안 지속 공급되는 구조로 안정적 수익원이 된다. 가전과 TV는 성숙 시장이지만 안정적 현금 창출원으로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한다. 다만 전장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가 크고 수익성 개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함께 점검해야 할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