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일기16 [투자일기] '일어나는 아시아' — 자전거 부품 공장에서 100조 매출까지, 기아 80년 기아라는 사명이 '일어나는 아시아'를 뜻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자로 일어날 기(起), 버금 아(亞)를 조합한 이름이며, 동시에 영어 'Gear(기어)'의 일본식 발음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자동차 회사 이름에 기어가 들어있는 셈이다. 1997년 한국 경제를 흔든 기아그룹 부도 사태부터 독일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가 불러온 반전까지, 자전거 부품 공장에서 시작해 2024년 107조 매출을 달성한 기아의 80년 스토리는 한국 산업사의 축소판이다.창업 스토리1944년 12월 11일, 해방 직전 경성부 영등포에서 '경성정공'이라는 작은 공장이 문을 열었다. 창업자 김철호는 1922년 10대의 나이에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20년 넘게 기계 산업 기술을 익힌 인물이었다. 1930년 삼화정공을 .. 2026. 5. 5. [투자일기] 거북선 그림으로 조선소 자금을 빌렸다 — 정주영과 현대차의 진짜 이야기 현대자동차 하면 아이오닉이나 투싼 같은 최신 모델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회사의 진짜 매력은 창업주 정주영의 비상식적인 에피소드들이다. 영국 은행가에게 500원짜리 지폐의 거북선 그림을 꺼내 들며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소"라고 설득해 조선소 건설 자금을 확보했다는 일화는 그 자체로 한국 경영사의 한 장면이다. 언론이 "정주영은 하루 4시간만 잔다"고 보도하자, 본인이 직접 "나는 기운이 매우 센 사람인데도 8시간 안 자면 일을 못한다. 앞으로 잠 적게 자고 일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병자 아니면 사기꾼"이라고 반박했다는 일화도 마찬가지다.창업 스토리정주영은 1915년 강원도 통천군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진학이 여의치 않아 19세에 경성으로 올라온 그는 복흥상회라는 쌀가.. 2026. 5. 4. [투자일기] 직원 110명 간척지에서 시작해 15년 만에 세계 1위 —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 스토리 허허벌판의 간척지 송도에서 직원 110여 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있다. 2011년 설립 당시 '무모한 도전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지금 이 회사는 129년 역사의 스위스 론자와 동급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얘기다. 15년 만에 세계 1위 CDMO 기업 반열에 오른 기적 같은 성장 스토리를 가진 회사다.창업 스토리2011년 4월, 삼성그룹이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를 선택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탄생했다. 설립 초기 110여 명에 불과했던 직원들이 지금은 5000명 규모로 성장했다.이들에겐 독특한 무기가 있었다. 반도체와 바이오 공정이 유사하다는 점을 착안해 업계 최초로 병렬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설계, 조달,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 공법으로 건설 기간을 40% 단.. 2026. 5. 1. [투자일기] "이제 그만 접읍시다" — 구본무가 포기하지 않은 30년이 만든 LG에너지솔루션 2001년, LG 임원회의실은 살벌한 분위기였다. 배터리 사업에 10년 가까이 투자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다. CEO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이제 그만 접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때 구본무 회장이 입을 열었다.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합시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한 수였다. 그때 포기했다면 지금의 LG에너지솔루션은 없었을 테니까.창업 스토리 1992년, 구본무 회장(당시 부회장)이 영국 출장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영국 원자력연구소(AEA)에서 본 2차전지 샘플 하나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반복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라는 개념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샘플을 들고 한국에 돌아온 구본무 회장은 .. 2026. 4. 30. 이전 1 2 3 다음